대기업을 다니는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대기업을 다니는 나도, 행복해 지고 싶다.

염치없지만 나도 행복해 지고 싶다.

 

일단 한 달에 30만원 정도 알바비로 지냈던

그 때는 불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했다.

그 때는 월말이면 돈이 떨어져서, 삼시세끼 대신

기숙사방에서 하루에 한 번 우육탕 컵라면 2개로 폭식을 하면서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 용돈벌이로 글을 쓰던 그때는 분명 행복했었다.

 

언제부터 불행해졌는가?

1. 처음에 월급통장에 세금 띄고도 400만원 월급이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인가?

 

내 한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돈, 이를 위해 말이 어눌하지만 나는 강의시간마다

손을 들어 발표를 했다. 나는 시험만으로는 장학금을 받을만큼 자신있지 않았지만,

좋은 성적이 필요했다. 그러한 노력이라도 필요했다. 그래서 손을 들었다.

 

 

그랬던 돈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 회사를 벗어나면 이렇게 벌 수 있을까?'

그렇게 나의 개성을 버리고, 나의 생각을 버리고, 나만의 행동을 버려갔다.

버리지 않으면 회사에서 튕겨날 것 같아서.

 

언제부터 불행해졌는가?

2. 그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불행해 보였다. 내가 잘못본 것 일 수도 있다.

그들은 대기업에서 20~30년 오랜 시간을 일하고 있고, 당연히 많은 돈도, 좋은 대접도 받으며

눈치껏 몇가지 일만 하고, 떄로는 그 일마저 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냄에도 불구하고 불행해 보였다.

 

우리 아버지는 어부셨고, 한 때는 노가다 잡부였고, 또 한 때는 목수셨고, 그러다 지금은

다시 어부도 하시고, 농부도 하시고, 일이 들어온다면 목수도 하신다.

우리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셨고, 한 때는 민박일도 하시고, 또 한 때는 간병인 일도 하시다가 지금은
요양보호사 일을 하신다. 두 분이 수입의 합은 그들 월급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대접도 좋지못하고

한달에 여러번 밤을 세는 야간근무도 있고, 정해진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두분은 행복해 보인다.

 

그들의 모습에서 미래의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불행해졌는가?

3. 언제나 조금씩 더 했다.

흥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더했다.

다른 하고 싶은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더했다.

하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더했다.

조금씩 더해서 대기업에가면 행복해질 줄 알았다. 오히려 불행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변하고 있다.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위치를 가졌는가에 따라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동전에도 양면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쪽만 바라보면 불만을 가지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옆도 있고 대각선도 있고 뒤도 있고 앞도 있고 기타 등등 많지만 사람을 위 / 아래로만 구분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웃는 걸 좋아한다. 그냥 지나가다가 애기들이 보면 웃고, 봄 꽃이 펴도 웃고, 그냥 바람이 불어도 웃었다.

예전에 빵집 알바를 했을 때 매니저님은 내가 항상 웃고 있어서, 웃지 않으면 무슨일이 있는건지 무섭다고 했다.

지금은 그 빵집의 한달 알바비보다 정확히 10배가 넘게 들어오지만 나는 많이 웃지 않는다.

오히려 언제부터인가는 자판을 두드리면서 욕도하고,

표정을 너무 찡그리길래 일부로 작은 거울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잠깐 거울을 볼 때라도 웃을려고

거울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먼지가 쌓여간다.

 

대기업에 다니는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도 행복해 질 수 있을까?

 

경제적으로 자유로워 지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수익이 단순히 월급으로만 발생하는게 아니라 투자수익이라든지

다른 수익이 발생하여 월급에 의존도가 낮아지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어려웠다. 투자는 어려웠다. 급하게 부자가 되고 싶어서

주식 투자를 했지만, 거의 한달 월급만큼 까먹고 있다.

현재 주식을 팔지 않았고, 어플만 지웠다.

 

대기업에 다니는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도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지금 당장 금전적으로 부자가 될 수도 없다.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것을 시작했다.

사실 주식 폭락에, 스트레스가 쌓이는 회사 생활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 위해

 

대단한 것을 하지는 않았다. 예전부터 라이프 가드를 빨간색 수영복이 부러웠기 때문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고, 아마 한 두달 후에는 라이프 가드 응시할 수 있을만큼 수영을 할 것 같다.

그리고 물속에서 노는 것에 재미가 들어서 최근에는 프리 다이빙도 배우기 시작했다.

 

 

올해에 중국 여행을 갈 때, 메뉴판을 읽고 주문하고 싶었다.

요즘에 하루에 한, 두시간 간체자를 적는다. 

연필을 갈수록 짧아진다.

 

 

수영도, 한자도 죽어라 열심히 하지 않는다. 그냥 적당히 한다. 

일주일에 3~4번 수영장을 가고, 일주일에 한 두번 한자를 쓰는것을 빼먹기도 한다.

 

그럼에도 무기력함이 사라져간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요즘에는 회사에서 나만 재밌는 농담도 하기 시작한다.

내 선임은 그럴 때마다 말한다.

'니가 왜 여자친구가 없는지 알겠다고'

 

최근에는 나의 부자 기준도 세워보았다. ( 뺀밑에 있음)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것들, 미뤄왔던 것들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나의 노력은 사실 어떤 결과를 만들지 

확신은 없다. 

 

다만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비록 대기업을 다니지만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

 

나의 부자 기준 

 

 

 

1. 춤추라,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대학교 때는 클럽에 제대로 가본적도 없지만, 요즘 서울에 가면 이태원 친구네 집에 가요. 그러면 친구 매번 골드바라는 클럽에 가요. 그리고 클럽 안에 있는 당구대 앞으로 갑니다. 바로 앞에 사람이 있는게 아니라 긴장하지도 않고

남들 눈치도 안보고 비록 화려하지않지만 무아지경으로 춤을 춥니다.

 

 

 

 

 

 

2. 한 마리의 보노보노처럼

예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잠깐 일할 때 숙소 수영장에서 정수기 물통을 안은 체 보노보노처럼 떠다니면서 놀았습니다.

물속에서 노닌다는 것은 공기속에서만 지내는거와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서 매일매일 수영장을 가고 있습니다.

 

 

 

3. 야매요리사처럼

 대학교 때 두 번정도 방학때 요리학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우리 엄마는 막내 아들이 귀여운지 명절때 한번씩 학원에서 배운 요리를 시키곤 했습니다. 사실 학원에서 한 번 배우걸로는 정확히 기억도 안났지만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먹으니 참 좋았습니다. 주말마다 건강하고 화려하지 않은 레시피라도 일주일에 한번 적어도 한달에 가족 혹은 지인들과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요리를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4. 잠깐 멈추는 여유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전화가 왔습니다.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지만 머뭇거리는 친구에게 바쁘다면 미안하다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한 두시간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거입니다. 다만 예상치 않았던 상황에 대해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5. 시간의 손익분기점 지키기

 어떠한 관점에서는 일생을 = 일하는 시간 + 자유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5일 일하고 2틀 자유시간을 가집니다. 시간의 관점으로만 보자면 우리는 매번 60%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흑자까지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3.5일 일하면 3.5일 쉬고 싶습니다. 자유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유시간을 확보하는냐가 우선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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